검찰이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위 의혹 수사의 마무리 수순으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전격 기소한 데 따른 후폭풍이 종일 이어지고 있다.
최 비서관은 ‘기소 쿠데타’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고발을 예고한 상황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날치기 기소’라는 언급까지 하며 수사 지휘부에 대한 감찰을 시사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 소속이던 2017~2018년 2차례에 걸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하며 명의를 빌려주는 등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결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전결 처리했다. 법무부는 이 부분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날치기 기소’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전날(22일) 이 지검장이 송 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2부장검사에게 ‘소환조사 후 사건 처리’ 지시를 내렸음에도, 이 지검장의 결재와 승인을 받지 않은 채 기소를 한 데 검찰청법과 위임전결규정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기소 경위를 놓고 지휘부에 대한 감찰을 예고하자, 대검찰청은 검찰청법을 근거로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곧장 반박했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이끌던 차장검사들이 이날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모두 지방으로 흩어진 가운데, 검찰총장과 지검장의 권한 범위와 사건 처분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대검이 또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법무부는 “현안사건 수사팀의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등은 대부분 유임시켜 기존 수사·공판 업무를 그대로 맡도록 했다”며 정권에 대한 ‘수사 방해’ 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 사건의 처리 경위를 놓고 법무부가 감찰 카드까지 꺼내든 데 따라, 아직 진행 중인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의 처분 과정에서도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 유사한 파열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피의자인 최 비서관과 수사팀 사이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최 비서관은 전날(22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입을 빌려 ‘전형적인 조작수사이고 비열한 언론플레이’라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최 비서관은 윤 총장의 지시와 송 차장검사의 전결로 이뤄진 자신에 대한 기소가 “자신들의 인사 불이익을 전제하고 보복적 차원의 기소를 한 것”이라며 주장했다.
또한 자신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는 통보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검찰이 보낸 출석요구서 3통에는 ‘피의사실’이나 ‘피의자’라는 단어가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의자에 부여하는 ‘형제’ 번호가 아닌 입건되지 않은 사건에 부여하는 ‘수제’ 번호만이 기재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검찰사건 사무규칙에 따라 피의자에게 적법하게 출석 요구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피의자인 최 비서관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기 전 ‘수사사건 수리’ 절차를 거쳤고, 최 비서관을 상대로 신문조서를 작성하거나 강제수사를 하기 전 시점에서는 ‘수제’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맞으므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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