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학생들은 대부분 중학생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중학생들 사이에 학교폭력이 심각한 만큼 이에 맞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전국 초중고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심의한 폭력 사건은 2만2241건이었다. 이 중 69%인 1만5311건이 중학교에 집중됐다. 가해자 수로는 5만8572명 중 73%인 4만2707명이 중학생이다.
상습적인 폭행도 중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2010년 전국 10만2141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위기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1, 2회 이상 폭행을 당한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중학교가 가장 높았다. 주 1, 2회 이상 친구를 폭행한다고 답한 학생도 중학교가 가장 많았다. 학년별로 보면 중학교 2학년일 때 폭행을 한 학생이나 당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중학생은 신체적으로는 급성장하지만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시기라 힘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학교폭력은 보통 친구들에게 자신을 과시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되는데 중학생은 ‘중2병’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과시욕이 큰 시기라는 것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중학생의 학교폭력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무교육의 첫 시작인 초등학교나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는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중학교는 소외돼 있다는 것이다.
중학생의 현실에 맞는 별도의 생활지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대우 한국전문상담교사회장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퇴학이 불가능해 봉사나 등교정지 등으로 징계하지만 오히려 학교에 나오지 않아 잘됐다고 처분을 비웃는 가해자들도 있다”며 “잘못을 저지르면 소년원 등에 보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학생들이 ‘잘못하면 자기 학교에서 쫓겨난다’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근 한국교육개발원 위(Wee)프로젝트 연구특임센터 소장은 “학업을 중단한 학생도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전문 상담교실을 중학교를 중심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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