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온라인 게임 폐해 심각…“게임 레벨이 현실 계급”

  • 채널A
  • 입력 2012년 1월 13일 2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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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영상]“게임 잘하면 싸움 잘 하는 애들이랑 맞먹어요”

채널A 뉴스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요즘 자녀들 온라인 게임에 푹 빠져 있죠.
뭐하는지 아십니까.
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게임 레벨이 곧 현실에서의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배려하는 법을 배워야할 아이들이
강자와 약자로 서로 계급을 나누고 있는데
이걸 이용해 돈을 버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김용석, 김민찬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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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싶으면 빨리 (게임)해라. 못 잔다.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잠 깨라. 그리고 바로 겜(게임해라).
나보다 낮던 애가 벌써 (레벨이) 125.
댓고 꺼지라 12시에 시작해서 3시까지 (게임) 하라캣다
게임 빨리 안하나.

얼마 전 대구의 한 중학생을 자살로 내몬
동급생 친구들의 문자 내용입니다.
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라는 건데요.
도대체 게임 캐릭터가 뭐기에 이렇게까지 했을까요.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의 캐릭터입니다.
가장 높은 레벨과 가장 낮은 초보자의 싸움 능력은 한 눈에 봐도 하늘과 땅 차입니다.
문제는 아이들 사이에선 게임상의 레벨이 현실 세계의 계급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겁니다.

[인터뷰/고OO/초등학교 5학년]
온라인을 잘하는 친구는 딱 봐도 포스가 있어요. 잘하는 친구들은 자랑을 많이 할거고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요.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애들은 (게임을) 못하는 애들.

[인터뷰/김OO/초등학교 6학년]
게임을 잘하면 학교에서 싸움을 잘 하는 애들이랑 거의 맞먹어요. 인기도 많아요.

전문가들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는 아이들의 잘못된 계급 문화가 온라인 게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인터뷰/엄나래/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
아이들에게 레벨은 곧 지위이죠. 내가 고랩자라면 내가 그들에게 있어서 리더가 될 수 있고 우위에 설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전화 녹취/서이종/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온라인 게임은 우리와 현실사회에 비하면 상당히 계급 사회적인 요소가 있어요. 약자에 대한 태도가 잔인해질 수 있고, 저 애와 나는 전혀 다르다 이런 쾌감이랄까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심리를 이용해 어른들이 돈 벌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의 눈을 피해 아이들에게 게임 아이템을 팔고 있습니다.
매출 1조원의 대기업이 된 게임회사들은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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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게임용 선불카드입니다.

문방구나 편의점에서 파는 이 카드로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구매합니다.

[인터뷰: 박OO 초등학교 5학년]
"캐릭터나 옷 사거나 등등 컴퓨터 게임하는 애들은 거의 다 쓰는 거 같아요"

그런데 이 카드의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부모 몰래 아이템을 살 수 있다는 것.

휴대전화나 신용카드와 달리
선불카드로 아이템을 사면
부모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 이OO/ 초등학교 6학년]
"반에 친구들 보면 부모님 몰래 틴캐시나 문상(문화상품권)을 사서 게임에 질러서 능력치를 올리거나 아이템을 사는 애들이 많아요"

이런 꼼수가 가능한 이유는
게임업체들의 얄팍한 상술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틈새 결제 수단으로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게임업계는
이미 자정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얘기합니다.

[인터뷰/최현우 게임업계 홍보 실장]
"미성년자의 건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서 월 결제한도를 7만원으로"

하지만 전문가들은
큰 효과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권장희 / 놀이미디어교육센터소장]
"아이들이 게임을 결재하는 방법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선캐시 선결재 방식으로 해서 부모가 전혀 알 수도 없고 관여할 수도 없는.."

심지어 학습 참고서에
게임 캐시를 부록으로 제공해
아이들을 유혹합니다.

아이들에게 점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이를 이용해 게임회사들은
배를 갈수록 채우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헤어나올 수 없는
어둠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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