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A초등학교 6학년인 정모 군(12)은 월요일마다 학교 가는 일이 고역이었다. 친구들이 주말 저녁에 뚱뚱한 개그맨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고는 정 군에게 따라해 보라고 놀리기 때문이다.
정 군의 담임교사는 “학기 초부터 짓궂은 아이 두 명이 정 군을 ‘돼지’라 부르더니 다른 아이들도 ‘냄새난다’며 따돌렸다. 정 군도 점점 말없는 아이가 됐다”고 했다.
정 군처럼 살이 많이 찐 학생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높고 학업 성적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9월부터 전국 250개 초등학교를 골라 1만28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학업능력을 검사한 결과다.
KEDI가 최근 발표한 ‘학교교육 실태 및 수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 학생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정상 체중 학생보다 높았다. 설문 결과 비만 학생은 왕따 경험 지수(2.23점)가 정상 학생(1.96점)보다 높아 왕따를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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