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또 여중생 투신 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7일 03시 00분


“학교-학원서 따돌림” 유서

또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자신이 살던 아파트(8층)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다.

26일 오전 8시 45분경 대구 북구 동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천모 양(15)이 뛰어내렸다. 다행히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은 건졌지만 크게 다쳐 경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하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천 양은 투신 전 자신의 방 책상 위에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미래가 어둡다” 등 성적을 비관하는 내용을 담은 유서(A4용지 1장)를 남겼다. 이 유서에는 “같은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따돌리고 선생님이 안 볼 때 지우개를 던지고 막대기로 때리고, 발로 찼다.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모님이 힘들게 번 돈으로 다니는 학원이라 그만둘 수도 없다. 학원이 지옥 같다.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 박○○, 정○○은 친구들 따돌리고 괴롭히고 그렇게 살지 마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천 양이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학생으로 지목한 박모 군(15)과 정모 양(15)을 대상으로 실제 폭행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정 양은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어서 학원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는 괴롭힘을 당한 구체적인 정황이 없지만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는 내용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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