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문자메시지로 친구 놀려도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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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서울 강서경찰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가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매주 목요일 인근 지역 고교 학생 혹은 실제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매주 목요일 인근 지역 고교 학생 혹은 실제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폭력 해결방안을 담은 정책을 발표하며 많은 초중고교에서는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고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찰도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경찰서에서 지역 청소년상담센터와 연계해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경찰이 운영·진행하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강서경찰서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찾았다. 강서경찰서는 매주 목요일 인근 지역 고교 학생 혹은 실제 학교폭력 가해 및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이 같은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지난달 19일 오후 1시 10분 서울 강서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서울 강서구 성지중고교 특성화반 학생 20명과 학교폭력 가해경험으로 강서지역 ‘Wee센터’에서 상담 및 교육을 받는 중인 학생 5명.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실제 가해학생들을 선도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첫 번째 순서로 강서경찰서 소속 김영길 경관이 14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학교폭력이란 무엇이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설명했다. 학급친구와 싸움을 벌이거나 일방적으로 구타한 경우 외에도 ‘책상 위의 물건을 그냥 가져갔을 때’, ‘폭력이 일어나는 상황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을 때’, ‘문자메시지 등으로 친구에게 모욕을 주었을 때’ 등 학생들이 학교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경관은 “평소 무심코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교육하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이 행동 하나하나에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 느낌으로써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에 경찰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학생들은 20여 분 동안 강서경찰서 내 ‘112 신고센터 상황실’에 방문해 경찰이 어떻게 사고·사건 상황을 확인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출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은 관할지역 곳곳을 비추고 있는 폐쇠회로(CC)TV 모니터에 집중하며 상황실 근무 경찰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에는 ‘진로체험활동’도 이뤄졌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학생들이 건전하고 올바른 학교생활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느끼도록 돕는 것이 목적. 참가 학생들은 서울 강서구의 서울호서전문학교로 이동해 진로·직업 강의를 들었다. 학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친 뒤, 이 학교 정유진 헤어미용학과장이 ‘고교생이 간단히 따라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 방법’을 소개했다. 현재 서울호서전문학교 헤어미용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날 서울 성지중고교 참가학생들을 인솔·지도한 이 학교 남경애 교사는 “학교폭력 예방과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강서경찰서 소속 김선영 경사는 “실제 교도소를 견학하거나 학교폭력 예방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여는 등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 외에도 관할지역 내 학교들을 유심히 순찰하는 등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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