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둘째 주(9∼13일)부터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복지위) 관계자들이 ‘어린이집 현장 체험활동’에 나선다. 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보육업계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5일 복지부는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영유아보육법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보육업무를 담당하는 복지부 직원과 국회 관계자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보육교사들과의 소통에 나서려는 이유는 보육업계의 조직적인 반발이 이어지는 한 4월 임시국회 때도 영유아보육법의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도 보육업계 관계자들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위 소속의 한 의원은 “‘인천 K어린이집 아동학대 사태’가 터진 뒤 처음 아동학대 대책이 발표됐을 때부터 보육업계의 반발이 있었다”며 “내년에 총선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의원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의 긍정적인 반응에 고무돼 정작 가장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는 영유아보육법의 취지와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도 현장 설득 작업에 나서는 이유다.
실제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의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도록 네트워크 카메라 설치 부분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가 아이의 안전에 의심이 생겨 확인 차원에서 CCTV 영상 공개를 요청하기 전까지는 영상 공개가 안 되지만 여전히 보육교사들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보조교사와 대체교사 배치 의무화 △보육교사들에 대한 정기적인 인성교육 △보육교사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등 보육교사 처우 개선과 관련된 항목들도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담겨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한편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등에 찬성했던 학부모들의 반발도 점차 조직화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동학대 방지 시민모임인 ‘하늘소풍’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반대한 의원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이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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