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 ‘와일드캣’ 제작사와 자문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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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서 해상헬기 구매계획안 확정한 2011년 11월
합수단 “金, 軍-정계에 모종역할 추정”
제작사 “金씨 활동 불법성 없었다”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2)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관련 부정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김 전 처장과 와일드캣 제작사가 맺은 자문계약에 법률 관련 자문 성격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김 전 처장은 방위사업청에서 해상작전헬기 사업의 구체적 추진 방법이 확정된 2011년 11월 와일드캣 제작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과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자문계약 내용을 분석한 결과 김 전 처장이 포괄적으로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한 법률적 자문에 응하는 성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합수단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김 전 처장에게 일단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조사 상황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자문계약 이후 김 씨의 와일드캣 도입 관련 행적과 그가 접촉한 인사를 확인하고 있다.

합수단은 또 양측이 자문계약을 한 시기가 2011년 11월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방법인 ‘해상작전헬기 구매계획안’은 2011년 11월 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확정됐다. 또 이듬해 5월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사업 참여 제안서가 접수됐다. 합수단은 이런 정황에 비춰 자문계약이 실제로는 김 전 처장이 군 안팎과 정치권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계약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처장은 2011년 2월 국가보훈처장직에서 물러난 뒤 개인 사무실을 열고 방위사업과 관련한 개인 컨설팅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19일 김 전 처장의 활동에 불법성이 없었다면서 비리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이날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이 2011년 여러 후보 가운데 충분한 검토를 거쳐 고문(컨설턴트)으로 뽑혀 한국 내 영업 활동과 관련한 조언을 했다”며 “그의 활동은 마케팅 등의 자문 역할에만 한정됐으며 한국의 법률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군의 214급(1800t급) 잠수함 도입 비리도 수사 중인 합수단은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평가팀장을 지낸 예비역 해군 대령 이모 씨(체포)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김양#와일드캣#자문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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