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장비를 합격판정… 이번엔 ‘현궁’ 비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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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硏 - LIG넥스원 압수수색
합수단, 금품 - 청탁 여부 집중조사… 납품서류 조작 의혹 육군중령 체포

군과 검찰이 육군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의 성능 평가 장비 납품 비리 의혹 수사에 나섰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5일 성능 평가를 담당한 국방과학연구소와 성능 평가 장비를 납품한 방산업체 LIG넥스원 등 4, 5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비 납품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합수단은 이날 장비 납품 과정에서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박모 중령을 체포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LIG넥스원에서 80억3000만 원 규모의 내부피해계측 장비와 전차자동조종모듈, 이동표적을 납품받아 ‘현궁’의 성능 검사 업무를 맡았다. 내부피해계측 장비는 온도와 진동, 충격 등 현궁의 파괴력을 측정하는 장치이고 전차자동조종모듈은 표적이 되는 전차(이동표적)의 자율주행과 원격조종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 성능을 평가하는 핵심 장비들이다.

합수단과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와 박 중령은 내부피해계측 장비를 납품받으면서 진동센서와 제어판이 부착되지 않아 작동이 불가능한데도 장비 기술검사 성적서에 작동 상태가 양호하다며 ‘합격’ 판정을 내렸고 LIG넥스원에 약 11억 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또 국방과학연구소와 박 중령은 LIG넥스원으로부터 전차자동조종모듈 7세트를 공급받았는데도 실제로는 11세트를 정상적으로 납품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감사원으로부터 기초 조사 내용을 넘겨받은 합수단은 박 중령을 상대로 성능 평가 장비 납품 비리에 연루된 관계자들 사이에서 금품이나 청탁이 오간 사실이 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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