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당시 시제기만 만든 英社 “육군용 34대-해군용 28대 납품” 속여
대잠 헬기 도입사업 시작부터 허점
북한 잠수함 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해상작전헬기 사업에 선정된 해외 업체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납품 실적을 허위로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2012년 1월 해상작전헬기 1차 사업에 들어가자 영국 방위산업업체 아구스타 웨스트랜드는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을 영국 육군용으로 2012년 중반까지 34대, 그해 12월까지 영국 해군용으로 28대를 납품할 계획이라며 실적을 부풀린 제안서를 5월에 제출했다.
하지만 아구스타 웨스트랜드는 그 시점에 영국 육군용 와일드캣 시제기만 생산해 시험 중이었다. 또 영국 해군용 와일드캣도 육군용 헬기를 개량해 2013년 8월에 처음으로 1대를 납품할 계획이었다. 사실상 그해 12월까지 28대를 납품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방사청은 제안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용도도 틀렸다. 우리 군이 필요로 하는 대(對)잠수함용이 아닌 대함정용이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와일드캣 제안서가 제출된 이후에 진행된 시험평가의 결과도 허위로 작성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12월로 예정된 납품기일을 지키지 못해 해군의 전력 공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군 당국은 대잠 능력을 키우기 위해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총 20대의 해상작전헬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이 중 8대를 내년까지 와일드캣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현재 북한은 우리 해군 잠수함 전력의 5배가 넘는 80척 가까운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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