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대규모 분식회계 등 경영비리를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하성용 전 KAI 대표(66·사진)가 1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7월 14일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하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에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 자신의 연임 로비를 위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채용 비리 등 그 밖의 의혹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면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하 전 대표를 상대로 △협력업체의 납품원가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지분을 차명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 △군 관계자 등 유력 인사의 청탁을 받고 채용 부정을 저지른 의혹 △대규모 분식회계를 지시한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검찰은 KAI가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등을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하 전 대표가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KAI가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과 이라크 공군 공항 건설 등에 참여하면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원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KAI가 일감을 몰아준 협력업체 T사의 실소유주가 하 전 대표인지도 확인 중이다.
하 전 대표가 전직 군 간부와 지방자치단체 고위 간부 등의 청탁을 받고 10여 명을 부당하게 채용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하 전 대표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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