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女변호사측 “증거 확보” 주장
“鄭, 다른 변호사통해 얘기됐다고 해”… 당사자 “나는 자신한 적 없어” 부인
실제 항소심선 징역 8개월 선고… 서울변회 ‘20억 수임’ 진상조사 착수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변호인단이 교체된 것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로 재판부와 얘기가 됐다는 특정 변호사의 발언이 계기가 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보돼 있다”는 증언이 새로 나왔다. 이와 함께 정 대표의 측근이 항소심 재판부와 접촉을 시도해 재판장이 기피 신청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다 해임된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여) 측은 “최 변호사가 지난달 2일 서울구치소에서 정 대표를 접견했다. 이때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게 ‘D법무법인의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장과 이미 얘기가 됐다고 했다. 100%, 1000% 집행유예 확답을 받았다고 A 변호사가 말했다. 그러니 사임해 달라’고 최 변호사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 대표가 ‘○○형님(정 대표와 친분 있는 ○○지법 부장판사)의 뜻도 그렇다’고 최 변호사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정으로 최 변호사가 3월 2일 사임계를 냈고 A 변호사가 항소심 변호를 새로 맡게 됐다는 게 최 변호사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3월 3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자필 메모를 최 변호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 변호사는 “최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줄도 몰랐다. 당시 나는 사건에서 배제돼 있었다. 또 항소심 선고 당시까지 정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자신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재판부 확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정 대표의 항소심을 맡은 적이 있는 2명의 재판장은 “A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아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 대표의 가족은 “측근 이모 씨가 정 대표의 허가 없이 재판장과 접촉했다가 항소심 재판부가 변경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에서 집행유예 확답을 받았다는 의혹에서는 최 변호사 측이 어떤 강력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 권용현 과장은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게 발언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나의 실명을 써도 좋다”며 “서울변호사회 등의 진상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변호사가 받은 수임액 20억 원이 적절한 것인지와 자문 명목으로 사건을 수임한 전관 변호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표 측은 “최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사회 통념에 비춰 현저히 부당한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고 취득했다”며 26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진정서를 접수시키겠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진정이 접수되는 대로 즉각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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