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운호 브로커 이민희 영장청구… 홍만표 변호사와 말맞추기 가능성 조사
이민희 “정운호에 9억 받아 유흥비로 사용”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의 석방을 위해 법원과 검찰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민희 씨(56)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대표의 원정 도박사건 변론으로 최소 5억 원을 받고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는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져 도피 중인 이 씨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21일 새벽 자수한 이 씨에 대해 고교 동창 조모 씨로부터 3억여 원을 받아 갚지 않은 혐의 등으로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씨는 서울메트로 측에 로비할 명목으로 2011년경 정 대표 측으로부터 9억 원을 받은 혐의(사기, 변호사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 또 사건 의뢰인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의뢰인으로부터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 씨가 검거됨에 따라 정 대표의 구명 로비, 홍 변호사의 탈세 및 변호사법 위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1일 0시 반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생명 사거리 근처 공중전화로 검찰청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다. 당시 이 씨는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은 없었고 수개월간의 도피 생활로 불안하고 초췌해 보이는 행색으로 물병을 제대로 들고 있지 못할 정도로 손이 떨렸다. 최소 4개월여의 도피 생활 중 경기 하남시 남양주시 일대 모텔과 찜질방을 전전했다. 이따금 답답할 때는 충남 아산과 충북 청주 등을 다녀왔다.
폭력 조직의 비호 속에 전북 전주에 숨었다는 의혹에 대해 이 씨는 “도피 초기에 전주를 다녀온 적은 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 씨는 정 대표 측에서 받은 9억여 원과 유명 가수의 동생 조 씨로부터 받은 3억여 원을 생활비와 룸살롱 유흥비 등으로 모두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는 “홍 변호사와 정 대표의 관계를 잘 모른다” “홍 변호사의 사건 수임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홍 변호사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는 부분은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특별수사 전문가’인 홍 변호사가 수배 중인 이 씨와 말을 맞췄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고교 선배이자 밀접한 관계인 홍 변호사 등 주변으로부터 “자수하면 혐의를 감면받을 여지가 있다”는 설득을 듣고 자수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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