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도박’ 檢수사관, 홍만표측과 통화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檢, 보석 관련 부장검사 2명 소환조사 “洪, 서울시의회에 힘써주겠다고 말해”
정운호 서울메트로 입점관련 진술도 확보
홍만표변호사 1일 영장심사 포기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57)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에게 “서울시의회 고위관계자에게 부탁해 서울메트로 역사 내 매장 입점이 이뤄질 수 있게 힘써 주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몰래 변론’ 등으로 거둔 소득 30억여 원을 신고하지 않는 등 총 10억여 원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홍 변호사는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정 대표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홍 변호사가 서울시의회 및 서울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모 정치인 등에게 실제 청탁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 K 씨를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K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대일고, 성균관대, 검찰 인맥 등을 이용해 로비 대상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정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전원의 통화기록을 분석해 일부 수사관이 홍 변호사 측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배당된 지난해 12월 29일 브로커 이민희 씨(56·구속)와 저녁식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L 부장판사의 통화기록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정 대표의 보석에 ‘적의처리’(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좋다는 뜻) 의견을 낸 S 부장검사와 J 부장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두 사람은 최유정 변호사(46·구속 기소)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S 부장검사는 최 변호사와 고향도 같고, 서울대 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검찰은 정 대표의 동업자였던 로비스트 심모 씨(62)에게 위증교사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심 씨는 정 대표에게 “서울메트로 사장 등을 통해 좋은 매장 100개를 낙찰받게 해주겠다”며 총 72억여 원을 빌린 혐의(사기)로 기소됐지만 정 대표가 법정에서 진술을 180도 번복하면서 무죄 판결을 받았었다. 검찰이 당시 기록을 다시 살피면서 네이처리퍼블릭 주변에서 발생한 각종 잡음과 의혹이 재차 검찰의 검증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서울메트로 입점을 놓고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벌였던 경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2012년 11월 정 대표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당시 “2008년 미샤가 서울메트로 역사 내 화장품 매장 사업권을 따내자 정운호 대표가 전화를 걸어 ‘(독점권 조항만) 풀어주면 네이처리퍼블릭과 미샤 두 회사가 다 해먹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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