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68·부산 해운대을·사진)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현역 의원이 피의자로 입건된 건 처음으로 검찰은 조만간 배 의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배 의원의 서울·부산 자택 2곳과 의원 사무실, 비서 자택 등 5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영복 엘시티 회장(66·구속 기소)의 비자금 사용처를 조사하고 배 의원과 측근들의 계좌를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과정에서 배 의원 측에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이 전달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0여 년 전부터 같은 산악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친분을 쌓아 왔다.
배 의원은 2004년부터 10년간 해운대구청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이 기간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각종 특혜성 행정조치가 쏟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구는 2009년 11월 엘시티 시행사가 제기한 ‘아파트 허가와 고도제한 해제’ 요구를 수용해 부산시에 개발계획 변경을 요청하면서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당시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는 해수욕장 경관 보호를 위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지을 수 없고 높이를 60m로 제한한 중심미관지구로 묶여 있었다. 검찰은 이날 배 의원이 구청장 시절 사용한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를 보내 달라고 해운대구에 요청했다.
1967년 9급 세무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배 의원은 3선 구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올해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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