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퇴진 운동이 대한항공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조 회장 부자가 각각 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맡고 있는 인하대에서는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까지 시작됐다.
12일 오후 7시 반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STOP)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차 촛불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역 집회에는 대한항공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 대부분은 신원 노출을 우려한 듯 ‘가이 포크스(Guy Fawkes)’ 가면을 썼다. 참가자들은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의혹을 폭로한 뒤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비가 내린 탓에 1차 때보다 참석자는 줄었다. 하지만 대한항공 외에 다른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동참한 것이 특징이었다. 진에어 직원들은 진에어 관련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계열사인 한국공항 직원도 불법 하도급 등 사측의 부당 경영행위를 주장했다.
이날 사회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맡았다. 박 전 사무장은 국회와 검찰, 관세청 등에 △‘재벌 갑질’에서 직원을 보호할 법적 장치 마련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 △밀수 혐의 철저 조사 △총수 일가의 부당 이득 조사 등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3차 집회를 준비 중이다. 또 ‘갑질 근절 문화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함께 날자’라는 구호 아래 ‘노란 리본’을 연상케 하는 ‘파란 리본’이 들어간 스티커와 배지 등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조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재단 이사로 있는 인하대도 조 회장 일가 퇴진 운동에 동참했다. 인하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총학생회 동문협의회’는 13일 오후 1시 반 인천 남동구 인천대공원 정문 앞에서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조 회장 부자의 이사직 사임,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한 교육부 특별감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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