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사장 유족에 죄송” 고개 숙여… “납품사 교체, 1600억 투자와 무관”
前노조간부 “부품 돌려막기” 주장… 국토부, 안전감독관 보내 조사
아시아나 직원들 6일 광화문 집회… 박삼구 회장 갑질-비리 폭로 예정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직접 사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안전 문제’까지 새롭게 제기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금호아시아나 광화문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2차 협력회사 사장 윤모 씨(57)의 사망에 대해 “우리에게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유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내식 업체 교체와 1600억 원 투자 유치의 관련성은 부인했다. 박 회장은 “루프트한자 계열사인 LSG와 2003년 합작사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세워 기내식을 공급받았지만 당시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시기라 우리에게 불합리한 조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만료 시점에 원가 공개를 해주고, 합작 지분을 높일 수 있게 된 게이트고메코리아(GGK)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는 지난해 2월 GGK의 모회사인 하이난그룹을 상대로 전환사채(BW) 1600억 원을 발행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한 투자 유치로 해석했다. 반면 계약이 해지된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아시아나의 1600억 원 투자 요구를 거절한 상태였다. 박 회장은 “공교롭게 GGK에 불이 난 후 대안을 찾기 위해 대한항공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불발돼 샤프도앤코와 단기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4일 오후 6시 현재 지연은 없고, 노 밀(no meal) 18건이다. 2, 3일 후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사태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비사 출신 전 아시아나항공 노조 간부는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기를 정비할 때 비용 문제로 인해 부품을 돌려 막기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4일 항공안전감독관을 아시아나항공에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기내식 대신 쿠폰이 제공되면서 기내 면세점 이용이 늘었다. 착륙을 준비하는 시점까지도 면세품 판매가 이뤄져 위험했다”고 증언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4일 카카오톡에 ‘침묵하지 말자’는 이름의 채팅방을 열었다. 6일과 8일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 직원들이 그런 말을 할 상황이 됐다는 게 안타깝다. 지금은 사태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장녀 세진 씨가 금호리조트의 임원으로 입사한 것에 대해 박 회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관련 전공(호텔경영)을 한 딸을 염두에 두고 기회를 준 것이다. 예쁘게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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