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與원내대표가 할 소린가”, 홍영표 ‘삼성 비판발언’에 돌직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8일 03시 00분


“삼성 글로벌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 정부 친기업 움직임에 黨도 맞춰야”
洪측 “다양한 의견 가능” 대응 자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사진)이 17일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발언’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할 소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갑질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삼성이 가진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치 등에 대한 당의 이해가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강연에서 “20년 전과 비교해 삼성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우리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1, 2, 3차 협력 업체들을 쥐어짠 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고졸 첫 삼성 여성 임원이란 타이틀을 가진 양 최고위원은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며 “세계 1등이라는 성과는 착취 같은 부정행위로는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수많은 연구원들이 고통 속에서 열정으로 이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대기업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지금, 당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의 지적에 대해 홍 원내대표 측은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날도 소득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정책 및 제도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상위 10위 소득 집중도는 무려 44.9%에 이르고 세계 주요국 중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논란을 보면서 이 정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보다는 정책을 폄훼하는 치우친 비판이 많이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인용한 소득집중도는 2016년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에선 ‘상위 10위’가 아니라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가 44.9%다. 민주당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보완에 집중해야 할 때, 일자리 창출의 한 축인 기업에 여당 지도부가 부정적인 사인을 주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
#홍영표#삼성 비판발언#양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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