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나 의원인데” 공항 보안요원에 ‘갑질’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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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꺼내달라 요구에 욕설 의혹… 보안요원 동의없이 얼굴사진 찍어
공항공사 사장에 전화 걸어 항의… 공사측 의원실 찾아 사과
金의원 “욕은 안해” 주장… 6월 재보선때 김해을 당선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스마트폰 커버 속 신분증. 20일 김포공항 보안요원이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김정호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스마트폰 커버 속 신분증. 20일 김포공항 보안요원이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김정호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58·경남 김해을)이 김포공항에서 스마트폰 커버 안에 있는 신분증을 꺼내 보여 달라는 보안요원을 질타하고 욕설을 했다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보안요원이 매뉴얼에 없는 행동을 하며 갑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항 비정규직인 보안요원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 10분경 김포공항 국내선 건물 3층 출발동 입구에서 김 의원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신분증과 탑승권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불거졌다. 김 의원이 스마트폰 투명 커버 안에 있는 신분증을 제시하자 보안요원이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내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갑자기 신분증을 꺼내라는 근거 규정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출발동 입구 보안요원 2명 중 1명이 다급히 출발동 내부 보안데스크로 가서 보안규정을 찾아봤다. 김 의원이 ‘규정을 빨리 찾으라’고 다그치자 보안요원이 당황해 서류를 못 찾고 컴퓨터에 녹음된 매뉴얼을 들려줬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이 새×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 “공사 사장에게 전화해!” 등의 욕설 섞인 위압적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보안요원 2명과 팀장급 직원 1명의 얼굴 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했다고 한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9시 30분 김해공항행 에어부산 비행기 이륙 직전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해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21일 공사 서울지역본부장과 보안팀장이 국회의 김 의원실을 찾아가 ‘친절했어야 했는데 미진했다’며 사과했다. 김 의원이 부재중이라 보좌관이 대신 만났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욕설을 했다는 건 명백한 거짓” “탑승 수속을 밟는 마지막 승객이었기에 뒤에 줄 선 승객들이 불평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보안요원이 공사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는 김 의원이 욕설을 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발동 입구를 비춘 공항 폐쇄회로(CC)TV에는 김 의원 뒤로 5, 6명의 탑승객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올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역구였던 경남 김해을을 이어받아 당선됐다. 부산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됐을 때 변론을 맡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기록관리비서관을 지냈고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함께 봉하마을로 귀향해 농업법인 ‘봉하마을’ 대표이사를 지내 ‘노무현의 마지막 호위무사’로 불렸다.

조동주 djc@donga.com / 인천=황금천 / 박효목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공항 보안요원에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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