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해명 의혹에 음모론 언급 역풍… 여권 내부서도 비판 목소리 커져
‘공항갑질’ 5일만에 떠밀리듯 회견… 보안요원에도 전화 걸어 사과
국회 국토위 위원직 사임은 보류
‘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사진)이 사건 발생 닷새 만인 25일 공식 사과했다. 갑질 논란 이후 거짓 해명 의혹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스스로 생산한 음모론까지 겹쳐 비판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자 떠밀리듯 수습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성탄절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미스러운 언행으로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당사자인 공항안전요원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사건 당시 신분증 제출을 요구했던 김포국제공항 보안요원 김모 씨 등 현장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도 걸어 사과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일어난 후 사과를 하기까지 5일이 걸린 데 대해서는 “금토일이 휴무라 지역구에 바로 내려가 연말 의정보고도 있고 바빠서 빠른 대처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폐쇄회로(CC)TV 화면 공개 의사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내용에 대해 이야기가 나가게 되면 또 시비가 걸릴 것 같다”며 피해갔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직 사임에 대해선 “(사임 여부에 대한) 답변은 당에서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 경기 악화, 지지층 이탈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여당 내부에서는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따낼 수 있어 알짜배기 상임위로 분류되는 국토위 초선들이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자 어떤 식으로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지도부가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에 이어 또다시 사고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6월 재·보궐선거로 뒤늦게 20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인 김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인화성 높은 갑질 논란 대처를 그냥 일임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건 이튿날인 22일 이후 지금까지 관련 언급을 자제할 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22일 “욕설을 했다는 건 명백한 거짓”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곧바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24일엔 이번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갑자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누가 봐도 김 의원이 갑인 상황이었다. 논란 발생 후 최소 이틀 안에 당 지도부가 공개 사과하고 김 의원을 다독였으면 이렇게까지 커질 사안은 아니었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청와대 특감반 논란이 정점에 달하기 직전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사퇴 촉구 글을 소신 있게 올린 조응천 의원을 (당내) 모두가 공개적으로 ‘왕따’시킨 후 누가 봐도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도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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