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선수, 국가대표보다 성폭력 피해 더 심각…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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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5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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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한남대 교수 “‘암수범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 더 클 수 있다”
대한체육회 의뢰로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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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논란을 시작으로 스포츠계가 연일 시끄럽다. 스포츠계 성폭력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일반선수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훈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14일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들의 피해 비중보다 일반선수의 피해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의 관리조차 받지 못한다”며 일반 선수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창훈 교수는 대한체육회의 의뢰로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책임연구원이었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국가대표 선수 598명 중 한 번이라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선수는 10명으로 나타났다. 일반 선수의 경우 조사에 응한 1069명 중 58명이 성폭력 피해 여부에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강간 피해를 모두 포함한다. 국가대표의 경우 남자 선수는 1명, 여자 선수는 6명이 성희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여자 선수 4명은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대체로 지도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은 주로 접촉 기회가 잦은 숙소나 훈련장에서 발생했다.

이 교수는 “성폭력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어나 특정 원인을 꼽을 수 없다”면서도 “폭력 지도가 용인되는 문화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 성폭력을 성적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가대표의 성폭력 문제 역시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일반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에 대한 관심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수보다 성폭력에 더 많이 노출돼 있지만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태 조사에서 일반 선수(5.4%)의 경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응답 비율은 국가대표 선수(1.7%)보다 높게 나타났다. 횟수로는 117건에 달한다.

심지어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선수는 남자 선수 3명, 여자 선수 1명으로 나타났고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응답자 58명 중 4명은 초등학생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일반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지도자(11%)보다는 선배(36%), 동료(26%), 후배(13%)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고되는 피해 건수와 달리 선수들이 밝히기 꺼려 알려지지 않은 ‘암수범죄’를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수도 있다고 이 교수는 짚었다.

이 교수는 “성폭력은 체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고발 및 신고 절차를 제대로 구축하고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를 내려 범죄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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