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빙상인연대 “스포츠계 성폭력 6건 더, 대한체육회장 사퇴하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1일 1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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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빙상인연대가 스포츠계 성폭력 사건이 6건 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1일 공개하기로 한 가해자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의원는 이날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빙상계 성폭력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 의원은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으로 고소해 빙상계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후 젊은빙상인연대는 각종 피해자들을 만나고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사례를 조사했다”며 “젊은빙상인연대가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적 인정 등을 통해 드러난 피해사례는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6건”이라고 말했다.

2차 피해를 우려, 피해자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피해자 가운데는 현역 선수도 있고 미성년자일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키로 했던 가해자 2명이 누구인지도 알리지 않았다.

손 의원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 빙상계에 계속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길 바라지 않는 성폭력 사건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언급을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빙상선수 A는 10대 때 한체대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던 중 빙상장 사설강사이며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어느 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 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고 그런 일이 계속됐다고 증언했다”며 “또 밖에서 만나서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라는 등의 연락을 취해 왔다. 이 선수가 이를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이 되는 그런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 현재 이 선수는 당시의 충격으로 스케이트를 벗었다. 이같은 피해자들이 많지만 대부분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며 “(한체대) 전명규 교수는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충분히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빙상계의 대부로 불리며 마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가 성폭력 사건의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사퇴도 요구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연대 대표는 “이기흥 회장과 대한체육회는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 자르기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이미 국민과 체육계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로된 성폭력에 대한 빠르고 과감한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젊은빙상연대는 “체육계 성폭력의 항구적 근절을 위해 보다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며 “확정판결이 난 성폭력 가해자는 각 경기단체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하고,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안을 명문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체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도 바랐다. 젊은빙상연대는 “전명규 교수를 비롯해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와 은폐 세력 대부분이 한국체대를 기반으로 탄탄한 그들 만의 왕국을 구축해 왔다”며 “한국체대의 정상화 없이는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결과, 한국체육대 전명규 교수의 전횡과 비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빙상인들과 빙상팬들은 문체부의 감사로 전 교수가 오랫동안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대한빙상기연맹이 정상화되리라 기대했다”며 “그러나 그 모든 기대는 헛된 바람으로 끝났다. 빙상연맹은 ‘친 전명규 관리단체’로 변신하며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했고, 한국체대는 전 교수에게 고작 감봉 3개월의 하나마나 한 징계로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했다.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 선수는 모두 전 교수의 한국체대 제자들이다. 추가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도 전 교수의 제자들로 확인됐다”며 “전 교수가 오랫동안 대한민국 빙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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