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 강제 추행·사적 만남 요구, 빙상 성범죄 사례만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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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1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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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빙상인연대, 손혜원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

무소속 손혜원 의원(왼쪽). © News1
무소속 손혜원 의원(왼쪽). © News1
젊은빙상인연대가 새로운 빙상계 성범죄 사례를 공개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를 포함해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6건이라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손혜원 의원과 함께 21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빙상계 성범죄 사례를 공개했다. 다만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한 듯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손혜원 의원은 “피해 사례는 심석희 포함 6건이다. 피해자는 2차 피해를 두려워해 피해사실을 언급했을 때 빙상계에서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각각의 사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가능하면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젊은빙상인연대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에 나섰다. 자신이 직접 만난 사례를 예로 든 손 의원은 “빙상선수 A씨는 10대 시절 한체대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던 중 전 한체대 빙상부 조교인 한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추행 당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일이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또한 밖에서 만나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는 등 연락을 취해온 것을 A씨가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코치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인해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손 의원은 “대부분 가해자가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조재범 전 코치의 녹취록이 국감 자리에서 발표됐는데도 이 문제가 덮이고 있다”며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A씨가 빙상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명규 한체대 교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A씨는 전 교수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없이 하는데, 가해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전 교수는 ‘네가 빨리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답장했다.

손 의원은 이 문자를 바탕으로 “전 교수가 A선수에 대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문자로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인지했지만 조치 취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 교수가 사전에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 영향력을 가졌다. 이런 상황이기에 피해자가 증언에 소극적인 거다. 빙상계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선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 수사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체육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에 대한 정부의 빠르고 과감한 전수조사, 한국체육대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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