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훈련 없애고 선수촌 개방…엘리트 체육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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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5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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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경기력향상연구연금 등 특혜 개선
KOC, 대한체육회으로부터 분리 검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왼쪽부터)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왼쪽부터)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엘리트 체육의 산실로 여겨지던 합숙 훈련이 사라진다.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국가대표 선수촌을 개방해 생활체육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도종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제1차 사회관계장관 회의를 가진 뒤 브리핑을 통해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정부는 최근 빙상을 비롯해 유도, 태권도 등 체육계 여러 분야에서 지도자들의 선수에 대한 폭력과 성폭력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엘리트 선수 육성시스템에 있다고 봤다.

도 장관은 “우리 체육계에 만연한 성적 지상주의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며 “더 이상 국위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아래 극한의 경쟁체제로 선수들을 몰아가고 인권에는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의 가치, 체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개혁하는 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합숙 훈련 없애고 선수촌은 개방…국가대표 특혜 개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정부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불거진 체육계 성폭력 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혁신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 News1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정부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불거진 체육계 성폭력 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혁신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 News1
우선 정부는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학교 선수 등 모든 합숙훈련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합숙훈련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나 엘리트 체육을 부추기고 선수단 내 폭행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체부는 현재 대한체육회 주도로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선수를 소집하는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각 경기단체의 수요가 있을 경우 선수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선수촌을 전면적으로 개방해 생활체육 참여자도 선수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국가대표에게 주어지는 혜택에 대해선 축소 혹은 대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도 장관은 “경기력향상연금제도, 병역특례제도에 대해서 다른 대안 혹은 개선 사항은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 일종의 보상금으로 매달 연금 형태로 주어진다. 그러나 국가주도로 ‘운동 기계’를 양성하고 성적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병역특례제도도 마찬가지다.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선수들이 병역 회피 수단으로 제도를 이용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은 한 번에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혁신위원회(가칭)에서 정책 변화 속도를 결정하고 세세한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민간위원과 정부위원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민간인이 맡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 부처 차관급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혁신위는 1년 동안 운영되며 체육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 대한체육회에서 KOC 분리 검토…소년체전 폐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균형 육성을 위해 대한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전에도 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 장관은 체육계 성폭력 사태가 최근과 같이 불거진 데에는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의 잘못도 크다”고 짚었다.

그는 “1946년부터 1968년까지 두 단체가 분리돼 운영되다가 통합됐고 분리, 통합을 반복해왔다”며 “이탈리아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나라가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요구하는 KOC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통합 출범한 체육회가 KOC 역할을 겸하면서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시스템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해 학생선수나 일반 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참가 가능한 ‘학생체육축제’ 형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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