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30일 열린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상습상해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먼저,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월 중순께 훈련 과정에서 심석희 선수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1심 선고 직후 조 전 코치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했고, 검찰측은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측 모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기존 검찰측이 구형한 징역 2년 보다는 적지만 원심보다는 8개월 늘어난 형량이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체육계로 번져나간 메가톤급 미투(Me too) 사건에 경종을 울리는 시발점이자, 폭력을 선수지도의 한 방식으로 당연시 하는 체육계를 향한 엄중한 경고로 보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조 전 코치가 심 선수 등 선수들에게 상습폭행을 일삼은 점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삶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들을 마구 때려 각각 좌측 고막 천공 등 상해, 안면부 다발성 좌상 등 상해, 뇌진탕후증후군 등 상해를 가했다. 특히 심 선수의 경우 여전히 피고인에 대해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등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2012년도에 중학교 3학년생으로 자신의 지도를 받던 선수를 골프클럽을 때려 손가락이 골절되는 전치 4주의 상해를 가했다”며 “당시 그에 상응하는 중한 형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해당 선수 측의 합의 등을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이라는 선처를 받았다”고 전례를 들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폭력을 수단으로 한 자신의 선수지도 방식에 대해 아무런 반성적 고려 없이 이후에도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며 폭력을 수단으로 삼아 선수들을 지도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선수인 박모씨와 김모씨가 피고인과의 합의를 취소하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도 존중했다.
재판부는 “아직도 피고인처럼 폭력을 선수지도의 한 방식으로 삼고있는 체육계의 지도자들이 있다면 그런 지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향후 폭력사태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원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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