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유착’ 의혹 전직 경찰, 현직 경찰과 통화 정황 포착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3일 20시 03분


200만원·30만원 수수 의혹 경찰 포함…“2천만원 건넸다” 진술도
경찰, 4일 버닝썬 대표 소환…경찰 유착 의혹 추궁 방침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모습. © News1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모습. © News1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의 영업 편의를 위해 경찰관에게 뒷돈을 전달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가 강남경찰서 경찰관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4일 “강씨가 사용한 전화의 통화내역을 확보해 분석하는 중”이라며 “강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복수의 직원들은 청탁과 뇌물수수 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강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들 중에는 버닝썬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강씨에게 200만원과 30만원을 받았다고 알려진 경찰관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다만 이 전화가 강씨 본인 명의의 기기인지, 강씨가 정확히 어떤 인물들과 통화한 것인지는 수사 중인 사항으로 정확히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버닝썬에 입장해 음주를 한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강씨를 통해 현직 경찰 수사관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해당 사건을 관할했던 강남경찰서는 한 달 뒤 ‘증거부족’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에 버닝썬 관련 의혹을 전담해 수사하고 있는 광수대는 지난달 21일 전·현직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고, 이후 강씨 등을 입건했다.

이때 함께 입건된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모씨도 강씨의 부하직원을 통해 현직 경찰관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부하직원이 이 공동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6개의 계좌에 나눠 돈을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달 25일 경찰 조사에서 강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후 다시 이뤄진 조사에서는 강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한 게 맞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가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현직 경찰관들과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지고, 이 공동대표가 강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은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에 강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추가로 조사 및 확인할 사항이 있다며 일단 영장을 반려했다.

경찰은 4일 버닝썬 이 대표를 불러서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이 대표에게 뇌물수수 의혹 등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5일에는 클럽 내 마약유통 및 투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다시 출석한다. 그는 마약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3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며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모발·소변 등 정밀감식 결과 일부 약물에 대해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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