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경찰 출석…14시간 조사
"버닝썬 대표에게 2000만원 안받아"
"애당초 없던 내용…나 조폭 아니다"
6개 계좌 송금 내역은 "개인적 용도"
"강씨 3억원 협박 주장, 개인적 채무"
경찰 "해외출국 권유 의혹 확인 중"
폭력사건 최초 신고자 김모씨도 출석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경찰서 직원들에게 전달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찰 강모씨의 직장 부하 이모씨가 4일 ‘클럽 측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럽 대표가 자신에게 해외 출국을 권유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씨는 5일 0시55분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치고 나와 “강씨 2000만원에 대한 내용은 애당초 없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전달책’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언론에서 말한 것이지 내가 말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전날 원경환 서울경찰청장과 출입기자단과 정례 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가 “유착 의혹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확인이 됐다”는 등 수사 진전을 자신한 것에 대해서는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라고만 말하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저를 조직폭력배라고 공개하고 있는데 사실과 무관하다”며 “이 부분을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전날 오전 10시27분께 서울경찰청에 도착했다.
그는 ‘버닝썬 공동대표 측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며 “직접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이씨의 계좌에서 6개 다른 금융계좌로 돈 2000만원이 나눠져 송금된 기록과 관련, 경찰 측에 돈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경찰관에게 돈이 갔다고 나온 계좌내역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스크린 샷”이라며 “절대 경찰에게 갔던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문호 대표와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 대표와 연관성이 없다”며 “(클럽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나에게) 돈을 줬다고 지금에서야 주장하는데 저는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씨는 “(클럽 공동대표인 이모씨와)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면서도 “(만났을 때) 돈이 오간 적이 없다. 다만 해외로 나가주길 원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 있어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이씨가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있다며 3억원을 요구했다는 전직 경찰인 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채무”라며 “거기에 대한 자료는 가지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뇌물공여죄로 입건해 수차례 조사한 바있다.
경찰은 이씨의 계좌에 있던 2000만원이 6개 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계좌로 송금한 2000만원이 클럽 공동대표 이모씨로부터 받은 돈인지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2000만원의 출처가 어디인지,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 대가로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송금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공동대표 이모씨가 이씨에게 해외 출국을 권유하면서 돈을 건넸다는 주장에 대해서 “해당 의혹을 파악하고 있고 확인 중”이라면서 “(출국 권유가 이뤄진 때가) 사건이 불거진 후인지 전인지는 수사사항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조사 과정에서 (전직 경찰관 강모씨의) 지시를 받아 돈을 받고 (강남경찰서 측에) 배포를 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며, 이에 강씨를 긴급체포를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최근 경찰은 이 공동대표를 상대로 강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도 4일 오후 1시38분께 서울경찰청에 도착, 약 10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오후 11시38분께 서울경찰청사를 빠져 나갔다. 그는 유착 의혹, 마약 투여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이 업소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클럽 측과 강남경찰서 간 금품이 오고간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남서는 지난해 8월 해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편 버닝썬 논란의 시발점이 된 ‘버닝썬 쌍방 폭력 사건’의 최초 신고자 김모(29)씨도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지난해 11월24일 이 곳에서 김씨와 클럽 직원 간 폭행 사건이 불거지며 고개를 들었다.
김씨는 클럽 측과 경찰이 유착해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폭행 사건은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이었으나 유착 의혹이 불거진 후로 지난달 24일부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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