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1억원 ‘만수르 세트’는 탈세 메뉴?…6000만원 이익 남겨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3월 7일 20시 55분


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서울 유명 클럽 '버닝썬'이 고가 술세트 판매와 고객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MBC는 버닝썬의 오픈일인 지난해 2월 23일부터 5주 동안의 결산 내역서를 공개했다. 이 기간 버닝썬 매출은 18억 8000만원. 카드 결제가 12억 8000만원, 외상을 포함한 현금 항목이 5억여원. 이 문서는 버닝썬 전 재무실장 홍모 씨가 작성했다.

MBC는 이 문서에 탈세 가능 금액을 계산한 표가 있다고 보도했다. 바로 현금 미신고 금액 3억 5000만원 부분이다.

현금 매출을 과세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3억 5000만원을 누락할 경우 7300만원의 법인세를 780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MBC는 그룹 '빅뱅' 승리, 타이완 40대 여성 린모 씨 등이 낸 버닝썬 초기 투자금 24억 5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세금 탈루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버닝썬 VIP 고객은 카드로 술값을 계산하려고 해도 버닝썬 측이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0일, 11일 버닝썬 MD들은 고객에게 개인 통장으로 술값을 받은 뒤 70만원에서 300만원 넘게 버닝썬 계좌로 돈을 보냈다. 돈의 출처를 찾기 힘들게 만들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지난해 3월 16일 현금으로 1322만원, 통장 입금 340만 9000원의 현금 매출을 올렸지만 현금영수증 발행 금액은 500만원 뿐이었다.

버닝썬에서 판매돼 화제를 모았던 1억원 술세트 '만수르 세트'는 한 번 팔릴 때마다 6200만원의 이익이 남았다. 버닝썬의 술 구매 문서에 따르면 40만원에 팔린 샴페인 실제 구입 가격은 6만 5000원이었고 60만원에 구매한 다른 샴페인은 200만원에 팔렸다.

돔페르뇽 80병 짜리 대륙 A 세트는 3500만원, 아르망드브리냑 30병 짜리 대륙 B 세트는 3200만원의 마진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에는 실제 판매가 보다 저렴한 '세무용 메뉴판'도 있었다. 클럽에서 25만원에 팔리는 모에샹동 샴페인이 이 '세무용 메뉴판'에는 병당 15만원에 팔렸다. 이 메뉴판은 세무서 조사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가짜 메뉴판이라고 MBC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버닝썬 사내이사였던 승리가 버닝썬의 이러한 경영방식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버닝썬의 초기 투자금 24억 5000만원은 3명의 투자자가 나눠서 냈다. 그 중 한 명인 승리는 2억 2500만원을 투자했다.

버닝썬 개장 전인 지난해 2월 버닝썬 법인 통장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승리는 5000만원씩 5번에 걸쳐 투자금을 입금한 뒤 곧바로 2500만원을 돌려받았다.

지난해 12월 버닝썬에서 승리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린사모'라 불리는 타이완 여성 린 씨도 버닝썬에 10억원을 투자한 사람이다.

또 버닝썬 주주 명부에 따르면 승리가 공동대표로 있는 유리홀딩스와 린 씨가 각각 20%,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10% 지분을 갖고 있다. 전체 지분 가운데 승리의 우호지분이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버닝썬 관련 문건들이 승리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찰과 세무당국은 승리가 버닝썬 세금 탈루 시도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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