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클럽 '버닝썬'이 고가 술세트 판매와 고객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MBC는 버닝썬의 오픈일인 지난해 2월 23일부터 5주 동안의 결산 내역서를 공개했다. 이 기간 버닝썬 매출은 18억 8000만원. 카드 결제가 12억 8000만원, 외상을 포함한 현금 항목이 5억여원. 이 문서는 버닝썬 전 재무실장 홍모 씨가 작성했다.
MBC는 이 문서에 탈세 가능 금액을 계산한 표가 있다고 보도했다. 바로 현금 미신고 금액 3억 5000만원 부분이다.
현금 매출을 과세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3억 5000만원을 누락할 경우 7300만원의 법인세를 780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MBC는 그룹 '빅뱅' 승리, 타이완 40대 여성 린모 씨 등이 낸 버닝썬 초기 투자금 24억 5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세금 탈루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버닝썬 VIP 고객은 카드로 술값을 계산하려고 해도 버닝썬 측이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0일, 11일 버닝썬 MD들은 고객에게 개인 통장으로 술값을 받은 뒤 70만원에서 300만원 넘게 버닝썬 계좌로 돈을 보냈다. 돈의 출처를 찾기 힘들게 만들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지난해 3월 16일 현금으로 1322만원, 통장 입금 340만 9000원의 현금 매출을 올렸지만 현금영수증 발행 금액은 500만원 뿐이었다.
버닝썬에서 판매돼 화제를 모았던 1억원 술세트 '만수르 세트'는 한 번 팔릴 때마다 6200만원의 이익이 남았다. 버닝썬의 술 구매 문서에 따르면 40만원에 팔린 샴페인 실제 구입 가격은 6만 5000원이었고 60만원에 구매한 다른 샴페인은 200만원에 팔렸다.
돔페르뇽 80병 짜리 대륙 A 세트는 3500만원, 아르망드브리냑 30병 짜리 대륙 B 세트는 3200만원의 마진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에는 실제 판매가 보다 저렴한 '세무용 메뉴판'도 있었다. 클럽에서 25만원에 팔리는 모에샹동 샴페인이 이 '세무용 메뉴판'에는 병당 15만원에 팔렸다. 이 메뉴판은 세무서 조사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가짜 메뉴판이라고 MBC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버닝썬 사내이사였던 승리가 버닝썬의 이러한 경영방식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버닝썬의 초기 투자금 24억 5000만원은 3명의 투자자가 나눠서 냈다. 그 중 한 명인 승리는 2억 2500만원을 투자했다.
버닝썬 개장 전인 지난해 2월 버닝썬 법인 통장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승리는 5000만원씩 5번에 걸쳐 투자금을 입금한 뒤 곧바로 2500만원을 돌려받았다.
지난해 12월 버닝썬에서 승리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린사모'라 불리는 타이완 여성 린 씨도 버닝썬에 10억원을 투자한 사람이다.
또 버닝썬 주주 명부에 따르면 승리가 공동대표로 있는 유리홀딩스와 린 씨가 각각 20%,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10% 지분을 갖고 있다. 전체 지분 가운데 승리의 우호지분이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버닝썬 관련 문건들이 승리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찰과 세무당국은 승리가 버닝썬 세금 탈루 시도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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