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34),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14일 나란히 경찰에 출석해 조사 받고 있다.
경찰은 ‘말 맞추기’ 가능성을 대비해 이들을 한꺼번에 소환했으며, 조사는 자정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조사 과정에서 ‘경찰총장’으로 칭해진 경찰 고위층의 이름이 나올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는 성매매 알선 및 동영상 불법촬영·유포 정황을 비롯해 ‘경찰총장’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등, 경찰 고위 관계자와의 유착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수 차례 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아레나 등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를 받는 이씨는 이날 오후 2시3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이씨는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 받고 피해 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승리와 함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며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씨는 당초 출석 예정 시각보다 2시간가량 이른 오후 12시50분쯤 경찰에 기습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성접대 자리가 실제로 있었는지, 이 과정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성접대 대가가 오갔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59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 앞에 선 정씨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서 너무 죄송하고 조사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거듭 사죄했다. 이어 “오늘 경찰에 휴대폰 원본을 제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오늘 조사받으면서 성실히…“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씨는 2015년 말부터 약 8개월 동안 여성들의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개인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불법촬영 피해를 당한 여성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승리의 ‘투자자 성매매 알선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정준영이 승리와 함께 이용하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불법촬영물로 의심되는 동영상을 유포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정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성 연예인들은 불법촬영 유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대체로 부인하고 있으나, 대화 참여자 복수가 정씨와 함께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 내역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40)가 이들과 경찰 고위직 간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날(13일) SBS가 2016년 당시 정씨의 ‘여자친구 불법촬영’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정씨의 휴대폰을 복원하던 사설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업체에 ‘복원불가 확인서’를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증거인멸·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돼 파문은 더욱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모발과 소변 샘플을 제출받는 한편, 상대로 영상을 촬영하던 당시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는지,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경위는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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