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투자자 성매매 알선 의혹’, 가수 정준영(30)의 불법 촬영·유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것을 두고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보복수사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증거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적법 절차에 따라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디지털포렌식 업체 압수수색과 관련해 “현재 경찰에서 확보한 자료(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원본파일을 확인해 진위 여부를 가리고, 증거능력을 보강하기 위함이지 다른 취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에 의해 변호인 및 업체관계자 참여 등 정당한 법적절차에 따라 피압수업체가 소유, 보관하고 있는 본 건 관련 전자정보를 획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부터 이틀째 서울 강남 소재 사설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3년 전 정씨가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당시 휴대폰 복구 작업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정씨는 지난 2016년 2월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했다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 단계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된 휴대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했다가, 휴대폰이 고장나 정보 복구를 의뢰했다고 한 뒤 이내 ‘복구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경찰이 3년여가 지난 시점에 해당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이유는, ‘성 접대 의혹’이 시작된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정씨도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이 지난 12일 입국한 정씨를 공항에서 체포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폰을 압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압수수색 목적이 증거확보보다 제보자 색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씨의 자택이나 자동차 등 문제의 휴대폰을 확보할 수 있는 압수수색에 앞서 사설 디지털 포렌식 업체부터 압수수색한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 A씨도 “경찰이 (정준영씨 사건과 시기적으로 상관없는) 일반 고객들의 저장장치나 직원들 호주머니에 있는 USB까지 가져가서 확인하고 있다”며 “포렌식 작업은 전문가들은 반나절이면 끝나는데 경찰은 사전에 어떤 걸 할지 절차나 범위를 파악하지 않고 와서 우왕좌왕하고, 절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경찰 압수수색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씨를 체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민 청장은 “긴급체포에는 법적 요건이 있는데 사건의 실체가 확인돼야 가능하다”며 “현재는 의혹이 제기된 단계이고 확인해가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압수수색 집행시간이 터무니없이 길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재 이미징(복제)이라는 압수수색 방법을 통한 전자정보를 획득 중인데 피압수업체에서 시일이 오래돼 파일이 저장된 위치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어 획득 과정상 부득이하게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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