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제출했다”…혐의 인정 질문엔 묵묵부답
유리홀딩스 대표도 17시간 조사 후 귀가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경찰에 출석해 16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14일 오후 2시3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이튿날인 15일 오전 6시15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다소 피로한 듯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선 승리는 “조사를 성실히 마치고 나왔다”며 “오늘 정식으로 병무청에 입영연기를 신청할 생각이고, 허락해주신다면 입영을 연기해 마지막까지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승리는 “휴대전화를 제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출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인정했느냐, 버닝썬 실 소유주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서울지방경찰청사를 나섰다.
상습 도박 및 해외에서도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손병호 변호사는 “다른 유력 언론사에서 사실관계 요청이 왔었는데, 상세히 설명했더니 기사화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날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에 출석하면서 승리는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 받고 피해 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승리가 조사차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승리는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아레나 등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승리가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직원 및 대표 유모씨(34)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하려 한 대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내사를 벌여 왔다.
지난 10일에는 오전 11시부터 3시간가량 광수대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성 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클럽 아레나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일부 확보해 분석한 뒤 혐의점을 발견하고 승리를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승리와 함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며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도 이날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초 출석 예정 시각보다 2시간가량 이른 오후 12시50분쯤 경찰에 기습 출석한 유씨는 이튿날인 15일 오전 6시5분쯤 조사를 마치고 서울지방경찰청사를 나섰다.
유씨는 승리와 정준영 등 연예인들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포함돼있던 인물로, 승리의 사업 파트너이자, 강남의 클럽 버닝썬의 지분을 20%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이들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해당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카카오톡 대화방 내 ‘경찰총장’과의 연결고리로 유씨를 지목했다.
방 변호사는 또 카톡방에 ‘경찰팀장’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 카톡방에 있는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씨(29)는 3년 전 음주운전에 적발된 뒤 보도를 막아달라고 경찰팀장에게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성접대 자리가 실제로 있었는지, 이 과정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성접대 대가가 오갔는지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승리가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하고 외국에서도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과 관련 내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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