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 거론 총경 입건… 靑근무때도 승리 등과 골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9일 03시 00분


2017-2018년 카톡방 멤버와 식사… 지시받고 사건 알아본 2명도 입건
경찰, 정준영 구속영장 신청… ‘유착의혹’ 중앙지검 형사3부 배당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총경급 간부 A 씨가 청와대 파견 근무 기간에 승리 카톡방 멤버들과 골프를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총경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차린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이 2016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했을 때 옛 부하 직원을 통해 사건을 알아본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입건된 인물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8일 “A 총경이 (참고인 조사 때) ‘2017년 2018년 (유리홀딩스) 유○○ 대표와 골프를 치고 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골프를 친 시기는 A 총경의 청와대 근무 기간과 겹친다. A 총경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청와대에 파견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A 총경이 유 대표와 골프를 치는 자리에는 아이돌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씨(29)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승리와 가수 정준영 씨(30)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여자로 멤버들이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를 무마하는 데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총경은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안 승리와도 골프를 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A 총경의 가족들을 위해 말레이시아 현지로 공연을 갈 때 A 총경에게 고가의 공연 티켓을 선물하기도 했다.

A 총경은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할 당시(2015년) 부하였던 B 씨에게 “단속된 사안이 경찰서에 접수됐는지, 단속될 만한 사안인지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당시 사건을 수사 중이던 강남서 수사관 C 씨를 통해 알아낸 내용을 A 총경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총경과 함께 B, C 씨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문제의 카톡방에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성폭력 처벌법 위반)로 가수 정준영 씨와 승리 친구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정 씨가 2016년 8월 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혐의로 고소를 당했을 때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리는 정 씨의 휴대전화를 은닉하려 한 혐의로 정 씨의 변호사 D 씨를 최근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과 연예인의 유착 의혹, 불법 영상 촬영·유포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에 배당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이 경찰의 ‘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오던 형사3부에 사건을 배당한 것은 수사지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우선은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승리와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래퍼 겸 작곡가 쿠시(본명 김병훈·35)는 코카인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로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자현·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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