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유착 엄단” 촉구 회견
“강간문화와 남성연대 이제는 끝장내자!” “불법촬영물 유포 촬영 중단하라!”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여성 50여 명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및 단속 공무원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굳은 결의를 나타내는 주먹 그림과 함께 ‘남성 카르텔 끝장내자! 강간문화 박살내자!’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이라고 쓰인 빨간색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은 이날 “클럽 버닝썬에서 (직원과 손님 간의)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수사기관의 방조와 유착 속에 ‘물뽕’을 이용한 성폭력, 마약 유통, 성매매 알선, 불법촬영·유포, 탈세 등의 혐의가 저질러진 것을 발견했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며 기자회견을 연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와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버닝썬과 경찰 유착, 정준영, 김학의 사건이 터지는데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모든 성 적폐를 끝장내는 특검을 실시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약 5분간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인도에 드러누워 주먹을 치켜드는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손등엔 ‘약물강간, 강간약물, 불법촬영’이라는 글씨에 반대의 의미가 담긴 빨간색 엑스(X) 표시가 돼 있었다.
김자현 zion37@donga.com·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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