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약 2시간40분만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쳤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7분쯤까지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승리는 심사를 마친 후 포승줄에 묶인 채 ‘법정에서 어떤 부분 소명했나’, ‘직접 성매매한 혐의 인정하나’, ‘자금 횡령 혐의 인정하나’, ‘모든 혐의 부인 하나’ 등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승리의 뒤를 이어 유 전 대표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1분쯤 법원에 출석한 승리는 ‘직접 성매매한 혐의 인정하나’, ‘횡령 혐의 인정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유 전 대표 역시 ‘성매매 알선 승리와 공모했나’, ‘횡령 혐의 인정하나’, ‘법인카드로 윤모 총경에게 접대한 사실 있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영장심사를 마친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심사결과를 기다린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도 이를 받아들여 9일 오후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와 유 전 대표는 2015년 12월에 일본인 사업가를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하고,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도 여성들을 불러 성접대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특히 승리는 2015년 성매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승리는 사업투자자 등을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알선뿐 아니라 성매수 혐의도 적용됐다.
유 전 대표는 일본인 A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성접대를 하기 위해 여성들을 부르고 그 대금을 알선책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 전 대표가 이 부분 혐의를 시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승리는 본인이 직접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 등 혐의 전반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들이 함께 차린 투자회사 유리홀딩스의 자금 수천만원과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가 함께 빼돌린 버닝썬의 수익금이 합계 5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버닝썬 수익금의 흐름을 추적하던 경찰은 20억원가량이 횡령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중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이들이 함께 세운 클럽 바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등으로 버닝썬 수익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두 사람은 몽키뮤지엄을 운영할 당시 업소를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구청에 신고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는 등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승리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성매매·성매매 알선·특경법상 횡령·업무상 횡령·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5개 혐의다. 검찰도 이 5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30일부터 이어진 버닝썬 수사의 성패는 사실상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기록에 범죄 혐의의 상당성에 대해 수사한 바와 구속수사가 필요한 이유를 상세히 기술했다”며 말을 아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