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 클럽 ‘아레나’ 등 유흥업소와 공무원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구청 공무원들이 실제로 유흥업소 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이 접대를 받은 업소 중에는 아레나 실소유주 강모씨(46) 소유 업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공무원들은 강씨 소유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거나 이 업소가 받게 될 행정처분 정보를 일러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남구청 소속 공무원 2명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강씨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룸살롱 접대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지난달 30일 유착시점 당시 강남구청 위생과 등 소속이었던 현직 공무원 6명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폰으로부터 이들이 강씨 측에 단속 정보나 행정처분사항을 미리 알려준 정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접대 횟수나 금액은 아직 확인하는 단계”라며 “나머지 공무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공무원들은 접대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접대에 아레나 등 강씨 소유 유흥업소의 영업 편의를 봐 주는 대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레나는 강씨가 전직 세무공무원을 통해 공무원들에 뇌물을 주고 세무조사 무마를 시도, 160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 대상이 됐다. 성접대와 횡령 혐의 등을 받는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한 장소로 지목되기도 했다.
강씨는 클럽을 운영하면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162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돼 지난 13일 첫 재판을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아레나의 전·현직 대표 6명을 탈세 혐의로 고발했지만 실소유주 강씨는 고발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강씨가 클럽의 실소유주이며 그가 탈세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국세청에 재고발을 요청했다.
강씨 소유의 강남권 유흥업소와 공무원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은 소방공무원·경찰관·전직 세무공무원·구청공무원 등 다양한 직군의 공무원과 유착 정황을 파악했다. 접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무원들과의 광범위한 유착은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5일에는 강씨 소유의 클럽에서 벌어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배모씨로부터 각각 700만원과 300만원을 받고 이를 무마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염모 경위와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김모 경사를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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