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50)와 YG 소속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원정 도박을 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내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경찰청으로부터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가 라스베이거스 M카지노 VIP룸 등 도박장에 출입한 기록과 도박 횟수, 판돈의 규모 등이 담긴 200쪽 분량의 첩보 자료를 넘겨받아 8일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카지노에 10여 차례 드나들며 10억여 원을, 승리가 20억 원 상당을 각각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외에 내사 대상에 포함된 다른 연예인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올 4월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의 원정 도박 의혹이 담긴 첩보를 포착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이들의 금융 자료를 요청했다. 최근 이를 넘겨받아 살펴본 경찰은 내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무등록 외환거래 수법인 일명 ‘환치기’로 해외에 외화를 반출한 뒤 이를 현지에 맡겨두는 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승리는 2014년경 한 부동산 업자에게 “(라스베이거스에서) 2억 (원을) 땄어요. 저는 자주 오기 때문에 (돈은) 세이브뱅크에 묻어두고 왔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올 3월 드러난 바 있다. 세이브뱅크는 카지노 측이 주요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입출금 계좌로, 한 차례 목돈을 맡기면 수수료를 떼 주고 인출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을 당시 “모두 허풍이었다”며 원정 도박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양 전 프로듀서가 ‘환치기’로 해외에 반출한 돈은 13억 원가량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이 돈을 원정 도박에 쓴 것으로 의심하고 다른 경로로 반출한 외화가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외화 반출 과정에서 위법이 확인되면 도박 혐의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양 전 프로듀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전 프로듀서는 2014년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로 지난달 17일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이달 2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양 전 프로듀서 주변의 계좌를 분석 중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양 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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