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클럽 버닝썬에 “호텔 이미지 실추…건물 돌려줘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8시 23분


호텔, 버닝썬 사건으로 이미지 훼손 주장
"임대차계약 적법하게 해지…인도해야"

이른바 ‘버닝썬 사태’가 촉발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이 입점해있는 호텔이 건물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유석동)는 16일 르메르디앙 호텔의 운영사인 전원산업이 버닝썬엔터테이먼트와 대표이사 이성현·이문호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인도)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전원산업은 르메르디앙호텔의 운영사로, 버닝썬 클럽의 최대 주주다.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가 8%,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가 10%, 가수 승리와 유인석 대표가 공동 출자한 회사인 유리홀딩스가 20%, 대만인 린사모가 20%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전원산업과 버닝썬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12월부터 5년간 르메르디앙호텔의 지상 1~2층 건물을 사용하는 대신 임대료 없이 월 1600여만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8년 11월24일 버닝썬 클럽에서 고객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추후 클럽과 경찰 유착사건으로 확대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그러자 전원사업 측은 지난 2월 호텔의 이미지와 영업에 많은 영향이 초래되고 있다는 이유로 버닝썬 측에 영업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명예를 훼손시킨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을 이유로 지난 2월28일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증명을 우편으로 통지했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이 건물을 비우지 않자 건물 인도 소송을 내면서 올해 3월부터 건물을 인도할 때까지 매월 1억1000원만의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버닝썬 측은 전원산업과의 임대차 계약이 사실은 전원산업이 버닝썬 시설 투자비로 지출한 10억원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실제 임대차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비록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5년의 임대차기간 및 보증금 없는 월세 1600여만원이 일반적 임대차계약에 비해 다소 이례적이고 5년간 월세를 합치면 투자한 10억과 유사한 금액이 되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임대차계약 11조 1항에 이미지가 중대하게 실추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는 사실이 있다”며 “영업정지 요청 공문과 계약해지 내용 증명을 보냈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은 올해 2월14일자로 해지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기 때문에 버닝썬 측은 전원산업 측에 이 사건 임차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버닝썬이 올해 3월 이후 영업을 중지했기 때문에 실질적 이득이 없어 부당이득반환금 반환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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