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남 전 제주동부서장, ‘고유정 체포영상’ 추가 유출 정황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30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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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방송사 기자에게 영상 전송 의혹
제주경찰청 "관련 의혹도 철저히 파악할 것"

언론사에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의 긴급체포 당시 영상을 상부 보고없이 제공해 경찰청 조사를 받고 있는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이 영상을 추가로 유출한 정황이 나왔다.

박 전 서장은 지난 27일 세계일보에 영상을 권한 없이 전달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한 방송사 기자에게도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영상을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관련 의혹을 추가해 박 전 서장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박기남 전 서장이 지난 27일 오후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한 방송사 기자에게 영상을 전송했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유정 체포영상을 개인 휴대전화에 가지고 있던 박 전 서장은 기자가 요청하지도 않은 영상을 자발적으로 전송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인사에서 제주지방경찰청 정보장비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박 전 서장이 고유정 체포영상을 외부에 공개한 것이 경찰청 수사공보 규칙에 어긋난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에 수사내용을 알릴 때는 공보 책임자나 관서장이 하도록 돼 있지만, 박 전 서장이 인사이동으로 관련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영상을 유출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박 전 서장의 영상 제공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낸다.

사건 초기 언론 브리핑에 나설 때마다 피의사실공표가 우려된다며 질문을 사양하고, 답변을 꺼리던 그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은 시점에 특정 언론에 영상을 제공한 것은 뜻 한 바가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영상 유출이 논란이 되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가 됐는지 절차적인 면에서 적절했는지 진상파악을 하고 있다”면서 “부적절한 면이 있으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전 서장을 정식 감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경찰청은 형사과를 주축으로 우선 진상조사를 하고 본청에 보고해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감찰 단계가 아니므로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는 미지수라고 경찰은 전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박 전 서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직에 누를 끼치게 돼 면목이 없고, 송구스럽다”면서 “(영상 유출 의혹에 대해선)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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