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보인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에서 고유정 사건 첫 공판을 열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공판준비기일에서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고유정이 불참했지만 이 공판에는 고유정이 출석해야 한다.
첫 공판에서는 줄곳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온 고유정측이 무슨 근거로 이를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고유정측은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피해자 강모씨(36)가 자신을 성폭행하려해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이혼 과정과 아들 양육 문제 등으로 현 남편을 향한 적개심이 커졌다는 검찰 주장에도 “피해자를 증오의 대상을 생각한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고유정측은 범행 도구와 장소 등을 사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피해자를 살해한 뒤 고유정과 피해자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처럼 조작한 사실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유정측에게 우발적인 범행이라면 다음 공판에서 이같은 의혹을 해명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고유정은 지난 5월10일부터 16일까지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졸피뎀, 키즈펜션 CCTV, 제주 렌터카 블랙박스, 혈흔, 호신용 전기충격기, 니코틴 치사량‘ 등 범행도구와 범행 수법 등을 연상케하는 단어들을 검색했다.
범행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살해된 강씨와 자신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처럼 조작하기도 했다.
강씨를 살해하고 이틀 뒤인 5월27일 오후 2시48분에 강씨에게 “성폭행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어.넌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나쁜 인간이야”라고 따지는 메시지를 보낸 뒤 강씨 휴대전화로는 “미안하다. 고소하지 말아달라”는 답변을 했다.
이 문자메시지 때문에 경찰은 강씨가 당시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오인했고 초동수사 부실을 부른 단초가 됐다.
고유정은 또 오른손과 복부, 팔 등 몸 여러 군데에 난 상처를 전 남편이 자신을 덮치려 한 증거라며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한 상태다.
검찰은 전문가 감정을 통해 고유정 몸에 난 상처는 전 남편을 공격하다가 생긴 공격흔이나 자해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최근 사선변호인을 새로 선임한 것으로 드러나 우발적 범행 입장을 이어가면서 검찰의 계획범죄 주장에는 강력히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일 공판에서는 법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이기는 하지만 고유정이 체포 이후 처음으로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고유정은 그간 이송과정에서 언론 노출을 막으려 손과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려왔다. 다만 법정 내 사진 촬영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판에 유족과 피해자 지인 등도 참석할 것으로 보여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고유정이 법정에서 어떤 심경의 변화를 보일지 등도 관심이다.
고유정 재판은 도민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방청권을 당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 배부하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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