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살인 혐의’ 고유정, 제주지검으로 사건 이송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4시 08분


3월2일 청주서 잠자던 4세 남아 살해한 혐의
검찰 기소 땐 전 남편 살인사건 병합 가능성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의 의붓아들(4) 살인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이 제주지검의 몫으로 넘겨졌다.

청주지검은 16일 고씨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제주지검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제주지검이 고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할 땐 전 남편 살인사건과 재판이 병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여러 사건이 겹칠 경우 공소 제기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관할 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한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청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는 끝났다”며 “최종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제주지검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살인 혐의로 입건한 고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과실치사 혐의를 받아온 현 남편 A(37)씨는 ‘혐의없음’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6월 초 고씨를 살인 혐의, 고씨의 현 남편 A(37)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입건한 뒤 최종 범인을 찾기 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당초 A씨의 과실치사 혐의에 무게를 두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약물 감정 결과와 범행 전후 고씨의 행적,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의 수사자료 분석,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고씨를 최종 피의자로 판단했다.

다수의 프로파일러와 전문가는 고씨가 의붓아들과 전 남편을 새 결혼생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차례로 살해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고씨는 의붓아들 B군이 숨지기 전날 저녁 A씨와 B군에게 전 남편과 같이 카레를 먹였다. 경찰은 고씨가 전 남편 살해 수법과 유사하게 카레나 음료수 등의 음식에 수면제 성분을 넣은 뒤 A씨가 잠든 틈을 타 B군을 불상의 방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지난해 11월 A씨와의 사이에서 첫 번째 유산을 한 뒤 불면증을 이유로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지난 2월 두 번째 유산했다.

경찰은 지난 5월25일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6월1일 긴급체포된 뒤 B군에 대한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A씨의 체모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으나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한 졸피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국과수 추가 분석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고씨는 국과수 감정을 거부했다.

경찰은 고씨의 휴대전화에서 의붓아들이 숨진 당시 고씨가 잠에서 깨어 있던 정황도 포착했다. 고씨는 제주에서 진행된 B군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청주의 자택에서 B군의 혈흔이 묻어있던 이불을 모두 버렸다.

고씨는 그동안의 8차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A씨의 잠버릇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를 의심했으나 여러 정황 증거를 종합한 결과, 고씨를 최종 피의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 B(4)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 작은방 침대에서 A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다른 방에 있던 고씨는 A씨의 요청을 받고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 도착 당시 B군은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던 상태였다.

국과수는 부검을 통해 B군의 숨진 시각을 오전 5시 전후로 추정했다. 사인은 ‘10분 이상 전신의 강한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단했다. B군이 잠을 잤던 침대에서는 B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제주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지난 2월28일 청주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2017년 11월 재혼한 고씨 부부는 사고 직전 B군을 고씨의 친아들(6)과 함께 청주에서 키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았다.

고씨는 5월25일 제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6월1일 청주의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그는 살인,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돼 제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검출된 수면제 성분, B군 사망 전후 고씨의 행적 등 정황 증거가 다수 있으나 범행 도구 같은 직접 증거가 없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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