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검사님 무서워” 답변 거부… 구형 내달로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9일 03시 00분


한차례 휴정 뒤에도 횡설수설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여·수감 중·사진)에 대한 결심공판이 다음 달 2일로 연기됐다. 고유정은 “검사가 무섭다”며 진술을 거부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정봉기) 심리로 18일 오후 열린 7차 공판에서 고유정이 전남편 강모 씨(36)를 살해하는 과정에 대한 신문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고유정은 성폭행을 피하려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검찰 측이 범행 당일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자 고유정은 “그 사람이 성적 접촉을 해왔고, 미친년처럼 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는 “저 검사님과는 대화를 못하겠다.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든 저를 여론몰이를 하고…”라면서 한동안 답변을 거부했다.

한 차례 휴정을 한 뒤 이어진 재판에서 고유정은 “(강 씨가) 흉기를 들고 아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려 해 막아섰다”는 내용을 처음 진술했다. 상당히 중요한 범행 동기인데도 경찰 조사 등에서 침묵하다가 이날 법정에서 처음 주장한 것이다. 시신을 훼손한 이유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감정 상태였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묻는 질문에는 “기억나는 대로 정확히 이야기했고, 경찰이 찾을 줄 알았는데 못 찾았다”고 했다.

이날 당초 결심공판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최후 변론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고유정 측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연기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결심공판을 열어 검찰 구형과 고유정 최후진술 등을 듣기로 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고유정#전 남편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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