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37)이 의붓아들을 살해했다고 의심받는 날인 지난해 3월2일 새벽 그의 수상한 행적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 사건 10차 공판이 6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렸다.
고유정은 그동안 의붓아들 홍모군(5)과 다른 방에 있었으며 사망 당시 잠을 자고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고유정이 그날 새벽 자지않고 깨어 있었을뿐 아니라 밤을 새우면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고유정의 컴퓨터 접속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조사한 결과 고유정은 3월 2일 오전 2시36분쯤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
검색 기록 중에는 완도~제주행 여객선 후기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2개월 뒤 전 남편 살해 후 시신을 처리한 여객선과 같은 선박이다.
오전 3시48분에는 현 남편 홍모씨(38)의 사별한 전처 가족과 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삭제했다. 홍씨는 고유정에게 전처 가족과 지인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유정과 홍씨는 그 이전부터 사별한 전처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고유정은 오전 4시52분 휴대전화에 녹음된 음성파일 2개를 듣는다.
하나는 같은해 2월 남편이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청주에 잘 도착했다는 내용의 통화 내용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유산했을 당시 다녔던 산부인과에 전화했던 파일이다.
검찰이 의붓아들 살해 동기 중 하나로 고유정이 두차례 유산 후 남편과의 갈등을 꼽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리고 오전 7시 9분에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한 기록도 확인됐다.
사건 전날(2019년 3월1일) 오후 10시에는 고유정이 편의점에 갔다가 차안에서 깜박 잠들어 남편이 경찰에 구조신고를 하는 소동이 있었다.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 당일 밤을 새우려고 전날부터 잠을 자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10차 공판을 거쳐 이달 결심공판을 한 뒤 다음달쯤 선고할 예정이다.
(제주=뉴스1)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