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8번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 씨(52)가 억울함을 주장하며 재심 청구 의사를 내비쳤다. 8차 사건은 모두 10차례의 화성 사건 중 유일하게 범인이 붙잡혔는데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최근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씨는 8일 오전 충북 청주시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내가 20년 동안 억울하게 (교도소에서) 살다가 나왔다. 20년 전에 사람 인생을 망쳐놓았다”며 재심 청구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씨는 “며칠 내로 (기자들을) 다 모아놓고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씨는 1990년 2월 15일 선고된 자신의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는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허위로 자백했다”고 진술했던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윤 씨가 복역했던 청주교도소의 한 교도관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윤 씨로부터 ‘억울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교도관이나 동료 재소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며 “윤 씨는 언론에서 비슷한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자기 얘기를 하면서 ‘정말 억울하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에 살던 박모 양(당시 13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징역 20년으로 감형된 뒤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8차 사건 당시 이춘재도 용의 선상에 올라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이춘재의 음모까지 확보했으나 윤 씨의 경우와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동위원소 분석을 맡기지는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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