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예외적으로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특별법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청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 공소시효 적용 배제에 관한 특별법안’과 관련해 의견을 회신해 달라는 요청에 “실체적 진실 발견과 합당한 처벌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의 측면에서 공소시효 적용 배제에 찬성한다”고 21일 밝혔다.
1991년 4월이 마지막 범죄인 화성사건은 현행법상 2006년 4월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경찰이 공소권이 없는 사건을 놓고 강제 수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다는 의미다.
국회는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을 통과시켰다. 태완이법은 법이 통과된 2015년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가능(부진정소급)했다. 이에따라 2007년 12월 이전에 발생한 사건은 기존 공소시효(15년)를 따르기 때문에 화성사건은 이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화성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법을 바꿔서라도 실체 규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국회가 ‘이춘재 특별법’을 제정하면 ‘진정 소급 입법’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진정 소급 입법은 새로운 법을 제정했을 때 이 법을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 법률관계에 다시 적용한다는 뜻이다.
한국 헌정사에서 이 법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는 1995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5·18 특별법)이 꼽힌다. 5·18 특별법은 1979년 12월12일 사건과 1980년 5월18일 민주화운동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 정지’ 등을 규정한 법이다.
당시 내란죄 등과 관련된 공소시효는 만료됐지만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시효에서 제외해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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