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춘재 8차 수사보고서 조작 아냐…국과수 감정결과가 오류”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3시 57분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사건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사건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에 대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은 당시 수사보고서는 국과수 통보대로 작성했기 때문에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당 수사보고서 때문에 이 사건 범인으로 몰린 윤모씨(52)가 20년간 옥살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면 ‘국과수의 감정결과 자체가 오류’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기수 수사본부장(2부장)은 17일 오전 본청에서 가진 7차 브리핑에서 “당시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것을 토대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윤씨를 비롯, 용의선상에 오른 수십 명 용의자들의 음모를 채취해 우선 1차적으로 원자력연구원에서 1989년 2~7월 총 5차례 감정이 이뤄졌다.

이후 원자력연구원에서 감정결과를 국과수에 통보했고 이 과정에서 국과수가 원자력연구원의 결과값을 임의로 조합했으며, 이 조합한 수치를 그대로 당시 수사관에게 통보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반 본부장은 “그러던 중 원자력연구원 측에서 ‘윤씨의 음모와 현장음모가 일치하지 않다’는 취지의 2차 통보를 국과수에 보냈지만 국과수는 이를 배제하고 현장음모와 더 일치한 수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국과수 감정인이 시료의 분석 결과 값을 인위적으로 조합·첨삭·가공·배제하는 등 감정상의 중대한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당시 국과수 감정인은 “알지 못 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과수 감정인을 3차례 걸쳐 대면했지만 지병으로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반 본부장은 “현재까지 진행된 사건별 수사결과와 당시 수사기록 등을 면밀히 재분석해 이춘재의 자백을 보강할 것”이라며 “수사본부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당시의 수사 과오에 대해 한 점의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30여년간 불렸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명칭을 바꾸고, 이와 관련된 당시 수사관들을 입건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에 나선 검찰은 최근 관련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던 중 당시 국과수의 감정결과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16일 태안읍 진안리(현 진안동)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던 박모양(당시 14)이 성폭행을 당한 후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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