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의 진범을 가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증거물인 음모 2점이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기수 수사본부장(2부장)은 17일 오전 본청에서 가진 7차 브리핑에서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춘재 8차사건과 관련 새로운 증거물인 현장음모 2점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음모 2점은 현재 국가기록원에 약 30년간 보관 중인데, 이는 지난 2017~2018년 해당 증거물이 이관된 사실을 국과수 관계자가 최근에 확인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반 수사본부장은 “지난 11일 국과수 유전자 분석 담당관으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며 “경찰의 부탁이 아닌 국과수가 자발적으로 국가기록원에 직접 가서 확인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국과수가 확인한 음모 2점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이춘재 8차사건 관련 자료 중 첨부물에 스카치테이프로 부착된 상태로 있다.
애초 10점의 음모가 있었지만 6점은 혈액형 분석에, 2점은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에 각각 사용돼 2점만 남아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음모 2점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반 수사본부장은 “국가기록원 측에서 한번 이관된 물품은 반출이 안 된다고 (우리에게)통보했다”며 “때문에 현재 검찰과 협조해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신청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8차 사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었던 현 상황에서 이번엔 확실한 증거가 나온 것”이라며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월 이춘재 8차 사건 관련 유일한 증거물은 토끼풀과 타 지역 유사사건에서 확보된 창호지였지만 국과수의 감정결과는 ‘확인불가’였다.
심지어 8차사건 당시 수사기록 원본과 주요 증거물들이 과거 검찰에 송치돼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폐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 피해자 박모양(당시 14세)의 사체와 사체 주변에서 확보했던 음모 10점 중 2점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진범 여부를 가리는데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 수사본부장은 “현재까지 진행된 사건별 수사 결과와 당시 수사기록 등을 면밀히 재분석해 이춘재의 자백을 보강할 것”이라며 “수사본부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당시의 수사 과오에 대해 한 점의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약속했다.
이춘재 8차사건은 지난 1988년 9월16일 태안읍 진안리(현 진안동)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던 박양이 성폭행을 당한 후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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