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하면 경찰 곤란” “상관없고 진실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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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자백과정 담은 사건기록 공개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자신을 면담한 프로파일러에게 직접 건넨 자필 메모에 적힌 범행 횟수. 사진 출처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자신을 면담한 프로파일러에게 직접 건넨 자필 메모에 적힌 범행 횟수. 사진 출처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10건의 화성 사건 중 유일하게 범인이 붙잡혀 모방범죄로 결론이 났던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데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의 공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윤모 씨(52)에 대한 재심청구 사건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 금요일 법원에 제출한 이춘재 사건 기록을 보고 있는데 ‘멋진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자백 과정을 적어 본다”며 프로파일러가 이춘재를 설득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춘재는 “(범인이 잡히지 않은) 9건에 대해서만 인정해야 하는데 12건에 2건까지 더해서 얼마나 놀랐겠나. 모방범죄로 인정된 8차 사건도 내가 한 것”이라고 하면서 “모방범죄로 돼 있는데 아닌 걸로 밝혀지면 경찰들이 곤란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춘재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한 뒤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라고 적어 프로파일러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러자 공은경 팀장(40·여)이 “그런 것은 상관없고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이춘재 씨가 한 것이 맞다면 그걸 얘기하는 게 맞다”고 했다는 것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춘재#자백과정#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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