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21일 리조트 등 관련 업체 5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체육관 설계와 시공, 관리상의 문제점은 물론이고 부산외국어대 총학생회가 신입생 환영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의 부당거래 의혹 등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 붕괴 원인 규명에 초점
경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설계업체 및 시공업체, 철골 구조물 납품업체, 이벤트 업체 등 5개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본부는 대구와 경북 경주, 경산 등지에 있는 각 업체에 수사관 50여 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계약서류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체육관 설계 및 시공의 부실 가능성을 비롯해 리조트 측의 관리 소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울산의 모 조립식 건축물 공사업체 K 대표가 “리조트 측이 참사가 벌어지기 전 체육관 보강공사 견적을 의뢰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확인 중이다. 사실이라면 리조트 측은 체육관의 위험을 미리 알고도 행사용으로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K 대표는 21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갔던 곳은 리조트가 아니라 그 밑에 있던 공장이었다. 나는 아무 관련도 없다”고 말을 바꿨다.
신입생 환영행사 개최 과정도 수사 대상이다. 부산외국어대 총학생회와 이벤트 업체, 리조트 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총학생회는 행사 참가를 신청한 신입생과 재학생 등 1609명에게서 8992만 원을 걷었다. 총학생회는 리조트 측과 1인당 2만 원씩 비용을 치르기로 협의했다. 이후 총학생회를 대신해 이벤트 업체는 17∼19일 2400명(1차, 2차 각각 1200명)이 1박 2일씩 리조트에 가기로 하고 5448만 원을 내기로 계약했다. 계약금 500만 원은 업체 대표가 자기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업체와 총학생회, 리조트 측 사이에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지 밝힐 방침이다.
또 총학생회는 이벤트 업체에 행사 진행과 초청가수 섭외, 공연장비 대여, 숙소 예약대행 등을 맡기고 2560만 원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이후 총학생회는 초청가수와 리조트를 직접 섭외해 금액을 1500만 원으로 낮췄다. 경찰은 이에 대한 사실 여부도 확인하기로 했다.
○ 눈물의 영결식
이날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국어대 체육관에서는 이번 참사로 숨진 학생 6명의 합동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교직원, 학생, 각계 인사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숨진 김진솔 씨의 아버지 김판수 씨(53)는 “이 시간 이후로 너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을 용서해주기 바란다”면서 “이 아빠도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손을 내려놓겠다”며 오열했다. 고 강혜승 씨(19·여·아랍어과), 김정훈 씨(20·미얀마어과), 카메라감독 최정운 씨(43)의 영결식도 이날 다른 장소에서 개별적으로 치러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