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시간] 진도VTS, 9시25분 “선장 판단해 탈출시켜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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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4월 20일 17시 06분


동아일보 홍진환 기자
동아일보 홍진환 기자
세월호가 침몰 사고 당시 전남 진도 해상관제센터(VTS)와 교신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고 당시 세월호가 제주 교통관제센터(VTS)에 이어 진도 VTS와도 교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 앞서 세월호는 사고 당시인 16일 9시 5분 제주 VTS와 교신한 것으로만 확인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 교통관제센터에 신고한 뒤 11분이 지난 후 오전 9시 6분부터 9시 37분까지 진도 교통관제센터와 교신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진도 VTS와 세월호 간 31분간 11차례에 걸쳐 교신했던 긴박한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세월호가 진도 VTS에 구조를 요청하는 내용, 탈출이 어려울 정도로 선체가 기울어져 침몰 위험이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에 진도 VTS는 세월호에 구명동의 착용 등 승객에 대한 구호조치를 지시하는 동시에 주변 선박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구호에 나서 줄 것을 적극 주문했다.

사고 당일 9시 7분경 진도 VTS가 "세월호 귀선 지금 침몰 중이냐"는 질문에 세월호는 "배가 금방 넘어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어 승객의 안전 및 대피 여부를 묻는 진도 VTS의 질문에는 "배가 기울어져 움직이기 어렵다"면서 구조를 요청했다.

9시 14분경 진도 VTS가 "세월호 현재 승객이 탈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세월호는 "배가 많이 기울어져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침수 상태에 대해선 "지금 50도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9시 23분경 진도 VTS는 세월호에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또 25분경 세월호 승객 탈출에 대해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해서 승객을 탈출 시켜라"고 조언했다.

승객의 구호조치에 대한 진도 VTS의 물음에 세월호는 "본선이 승객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느냐",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 등 구조지원 여부를 거듭 물었다. 이에 진도 VTS는 "경비정이 10분 이내 도착한다", "곧 헬기가 도착한다", "인근에 있는 선박들도 접근 중이다" 등 대답했다.

세월호는 9시 37분경 "배가 6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어졌다. 지금 (구조하러 온) 항공기까지 다 떴다"는 내용을 끝으로 교신이 중단됐다.

한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 등 476명이 탑승했다. 20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사망 56명, 구조 174명, 실종 246명으로 집계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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