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걸릴 구명장비 점검, 이틀만에 뚝딱

과거 수치 베끼고 사진 바꿔치기도… 눈속임 점검 직원 구속-대표 등 영장

세월호에 구비돼 있던 구명장비의 안전점검은 눈속임과 요식행위에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구명벌과 비상탈출용 미끄럼틀인 슈트의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구명장비 정비업체 한국해양안전설비의 양모 차장(37)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 조사 결과 세월호 구명장비를 17개 항목에 걸쳐 검사하려면 약 15일이 걸리지만, 한국해양안전설비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과 이틀 만에 형식적인 검사를 하는 데 그쳤다.

한국해양안전설비는 지난해 2월 세월호 점검을 의뢰받고 검사를 완료하기로 한 날짜를 맞추기 위해 안전밸브 효력시험 등 대부분의 검사항목을 생략했다. 구명벌은 46개 중 9개만 점검했고, 정비기록부에 적어야 할 검사 수치는 1년 전에 작성한 수치를 그대로 베껴 적었다. 침몰 사고 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자 다른 선박의 구명장비를 검사한 사진을 세월호 검사 사진인 것처럼 바꿔치기하기도 했다.

합수부는 12일 한국해양안전설비 대표와 이사 등 2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목포=이형주 peneye09@donga.com / 강경석 기자